이 화가가 말년에 그린 작품…‘리저양의 초상’ 경매가 후덜덜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리저양의 초상’이 경매에서 팔렸다. 그가 사망하기 1년 전인 1917년에 그린 그림이다.
오스트리아 빈의 부유한 사업가 집안인 리저 가문의 한 여성을 그린 초상화로 미완성작이라 클림트의 서명이 없다.
꽃무늬 상의를 걸치고 청록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림의 주인공이 리저 가문의 어떤 여성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밝은 피부색에 짙은 곱슬머리다. 그림의 주인공은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클림트의 작업실을 9번이나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림트 사망 1년 전 작품…미완성작이라 서명도 없어
BBC(bbc.com)를 비롯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의 경매소인 임 킨스키(im Kinsky auction house)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이 그림이 3000만 유로(약 444억원)에 팔렸다.
이 그림은 한동안 행방이 묘연했었다. 원래 소유주인 리저 가문은 유대인 가문으로 나치 집권 시기에 박해를 받았다. 많은 사람이 희생되거나 오스트리아를 떠났다.
클림트도 1918년 사망해 제작 당시 클림트의 작업실에 있었던 이 그림이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 불분명했다. 1925년 한 전시회에 그림이 걸렸다는 흑백사진이 남아있지만 이후 어떻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부채를 든 여인’ 소더비 최고 경매가 1475억원
100여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이번 경매에서 소유주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경매소 측 설명에 따르면 1960년대 오스트리아 한 가족이 그림을 인수했고 3번의 상속을 통해 지금 주인이 갖게 됐다.
임 킨스키 관계자는 “현 소유주와 리저 가문의 법적 승계자들이 워싱턴 원칙에 따라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원칙은 나치가 약탈한 예술품의 경우 빼앗긴 사람의 후손에게 돌려주기로 한 국제협약이다.
‘리저양의 초상’과 관련해 아직까지 약탈이나 도난, 불법 압수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킨스키 측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해결책”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클림트의 작품은 과거에도 경매를 통해 큰 금액에 팔렸다. ‘부채를 든 여인’은 2023년 6월 소더비 경매에서 8530만 파운드(약 1475억원)에 낙찰돼 유럽 내 예술작품 중 최고 경매가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