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대박 난 이 나라, 왜?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AI 분야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면서 기업은 물론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데 벌써부터 정부 수입의 3분의 1을 AI로 창출하는 나라가 있다. 면적이 91㎢에 불과하고 인구가 1만6000여명인 중남미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앵귈라(Anguilla)다.

위키백과(wikipedia.org)에 따르면 산호초로 이뤄진 평탄한 지형의 섬 앵귈라는 서인도 제도에 있는 영국의 해외 영토이다.

소앤틸리스 제도의 리워드 제도 북부에 있으며 서쪽에 푸에르토리코와 버진 제도가 있고 남쪽에 생마르탱이 있다. 수도는 더밸리이며 영어를 공용어로 쓴다.

‘.ai’ 도메인 등록 줄이어 정부 수입 급증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앵귈라(Anguilla). pixabay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앵귈라(Anguilla). pixabay

인근의 작은 섬나라가 그렇듯 앵귈라도 전통적으로 어업과 관광업, 은행업으로 먹고 살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행운이 찾아왔다.

포브스(forbes.com)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1980년대 국가별로 인터넷 주소를 할당받을 때 앵귈라는 ‘닷에이아이’(.ai) 도메인을 갖게 됐다. 한국이 ‘닷케이알(.kr)’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당시에도 그렇고 이후에도 큰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로 부각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최근 몇 년 사이 ‘.ai’ 도메인 등록이 줄을 이어 앵귈라 정부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챗GPT 열풍이 불면서 도메인 매출이 4배나 증가했다.

도메인 갱신 때 수입 2배…월 600만 달러 예측

최상위 도메인인 중 하나인 국가 도메인은 해당 정부가 계약 권리를 갖고 있다. 앵귈라는 ‘.ai’ 계약을 2년마다 갱신하고 있다.

앵귈라 정부는 매달 300만 달러(약 40억원)를 벌고 있는데 도메인이 갱신될 때에는 그 수치가 최소한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예측대로 등록이 계속되면 2025년까지 7200만 달러(약 959억원)를 벌어들일 수 있다.

앵귈라가 국가 도메인의 혜택을 받은 첫 섬나라는 아니다. 오세아니아의 폴리네시아에 위치한 섬나라 투발루(Tuvalu)는 ‘닷티브이(.tv)’ 도메인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다만 앵귈라가 정부에서 직접 도메인 계약을 맺는 것과 달리 투발루는 중간에 에이전시를 둬 라이선스 비용만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