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에서 보물단지로…황금박쥐상 대반전 이룬 까닭
함평 황금박쥐상이 새 둥지를 틀었다. 전남 함평군 함평엑스포공원 내 동굴 전시장을 떠나 방문객의 접근성이 좋은 문화유물전시관 1층에 새로 자리잡았다.
황금박쥐상은 함평군이 순금 162kg, 은 281kg을 들여 제작했다. 멸종위기 희귀동물인 황금박쥐가 함평에서 서식하고 있는 점을 활용해 관광상품화에 나선 것이다.
가로 1.5m, 높이 2.1m 크기의 은으로 된 원형 조형물에 순금으로 만든 6마리의 황금박쥐가 날갯짓하는 모습을 담았다.
천덕꾸리기 황금박쥐상 금값 매입비용 6배 치솟아
황금박쥐상은 한때 함평군의 천덕꾸러기였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에 걸쳐 제작됐는데 당시 순금 매입비용만 27억원에 달해 세금 낭비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시관 접근성도 떨어져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하지만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현재 순금값만 17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매입비용보다 6배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황금박쥐상은 과거 금값이 오르면서 절도 범행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2019년 3월 남성 3인조 절도단이 절단기와 해머를 들고 황금박쥐상을 훔치려다 경보음에 놀라 달아났다. 경찰은 이들을 특수절도 미수 등 혐의로 검거했다.
24시간 보안 업체 감시…나비 축제 때부터 상설 전시
새 둥지를 틀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도 보안이다. 보안셔터와 방탄유리 등 4중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24시간 보안 업체 감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황금박쥐상은 26일 개막하는 함평 나비 축제에서 관광객들을 만난다. 이후 언제든지 관광객이 찾아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상설 전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