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 남석훈씨…가수·배우에 각본·감독까지 ‘팔방미인’

1960∼1970년대 영화배우와 감독으로 활동했던 남석훈씨가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향년 85세.

영화계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가을 2024년 5월 7일 미국 하와이에서 숨을 거뒀다. 배우 한지일은 인스타그램에 “남석훈 선배님이 지난 7일 하와이에서 소천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가수로 먼저 데뷔 후 배우 활동 병행

영화 ‘식모의 유산’에 출연한 배우 남석훈
영화 ‘식모의 유산’에 출연한 배우 남석훈

남석훈씨는 1939년 3월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나 경기도 포천에서 잠시 유아기를 보낸 후 서울에서 성장했다. 춘천중학교와 서라벌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예계 활동은 1958년 가수로 먼저 시작했다. 처음엔 남궁훈이라는 예명을 썼다가 2년 뒤 본명 남석훈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배우 데뷔는 1962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통해서였다. 비록 단역이었지만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게 됐다.

영화 출연에 시나리오 쓰고 감독까지 맡아

영화 ‘소문난 여자’에 출연한 배우 신성일과 남석훈
영화 ‘소문난 여자’에 출연한 배우 신성일과 남석훈

이후 유현목 감독의 ‘푸른 꿈은 빛나리’(1963)를 비롯한 청춘 영화에 주로 출연했다.

1970년대 들어선 정창화 감독의 ‘철인’(1972), 변장호 감독의 ‘흑나비’(1974), 한국과 홍콩 합작 ‘흑표객'(1974) 등 무협영화에서 액션 연기를 펼치며 인기를 끌었다.

1972년 영화 ‘우중화(雨中花)’에서 주연을 맡았는데 시나리오를 직접 써 각본가로 데뷔하기도 했다. 1974년에는 주연으로 나온 영화 ‘악명(惡名)’의 감독을 직접 맡았다.

1960년대 로큰롤 가수로 인기…‘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 별명

영화 ‘악명’에 출연한 배우 김진희와 남석훈
영화 ‘악명’에 출연한 배우 김진희와 남석훈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석훈씨는 고교 졸업 후 가수로 미 8군 무대에 올랐다. 1960년대 로큰롤 가수로 인기를 누리며 청춘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에 비견됐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때였다. 거친 매력을 갖는 동시에 쇼맨십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여러 악단에서 노래하며 팬층을 넓혀나갔다.

한편 남씨는 2018년 KBS 1TV ‘2018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한 가수 현미(1938~2023)와 60여년 만에 만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