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예비신부 김건혜씨, 4명의 생명 살리고 천사가 되다

서울에서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김건혜(27)씨는 늘 활발하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했다. 음식을 하면 남들과 함께 나누는 걸 즐겼다.

김씨는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을 준비 중이었다. 예식장과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던 예비신부였다.

스노클링 중 거센 물살에 빠져

4명의 생명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난 예비신부 김건혜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4명의 생명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난 예비신부 김건혜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씨는 2023년 8월 26일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중 거센 물살에 빠져 해양 경찰에 구조됐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다.

김씨의 가족은 예쁘게 자란 딸의 장기가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떠나는 딸로 인해 새 생명을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 몸을 통해 계속 살아있는 것이라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천국에서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그해 9월 7일 이대서울병원에서 김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밤하늘의 별이 됐다고 밝혔다.

김씨의 어머니는 하늘나라로 떠나는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건혜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너를 축복 해주고 싶었는데, 이제는 네가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겠구나. 천국에서는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래. 사랑해, 우리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