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도대체 넌 누구냐

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Banksy)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작품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보통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른다.

경매사가 낙찰을 선언한 순간 그림이 액자 밖으로 내려오면서 절반가량 파쇄돼 충격을 안겨 준 ‘풍선과 소녀’ 경우 1600만 파운드(약 270억원)에 팔렸다.

소더비 경매장에서 파쇄돼 나오는 뱅크시 작품 ‘풍선과 소녀’. BBC
소더비 경매장에서 파쇄돼 나오는 뱅크시 작품 ‘풍선과 소녀’. BBC

하지만 이 유명한 예술가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영국의 그라피티 미술가라는 사실 이외에 아직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최근 미술품 수집가 2명이 ‘뱅크시의 것으로 여겨지는 작품의 진품 여부를 가려달라는 요구를 뱅크시의 대행사가 거부하고 있다’며 계약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해 뱅크시의 정체가 드러날 수도 있어 주목된다.

벌거벗은 벚나무 뒤 초록초록 벽화

영국 런던 한 건물의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 벽화. 멀리서 볼 때 더 잘 보인다. Getty Images
영국 런던 한 건물의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 벽화. 멀리서 볼 때 더 잘 보인다. Getty Images

뱅크시의 작품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BBC(bbc.com)를 비롯한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영국 런던 북부 한 건물의 벽면에 녹색 페인트가 뿌려져 있는 게 발견됐다.

벽 앞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은 채 벌거벗은 벚나무가 서 있다. 멀리서 보면 나무에 잎이 무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벽화를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 벽화를 그리기 직전의 사진을 올렸다. 자연을 파괴해선 안 된다는 환경보호 메시지를 담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버풀 출신 방송인 닐 뷰캐넌

뱅크시의 실제 인물로 지목됐던 영국의 방송인 닐 뷰캐넌. Getty Images
뱅크시의 실제 인물로 지목됐던 영국의 방송인 닐 뷰캐넌. Getty Images

1990년 처음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뱅크시는 아직도 누구인지 미스터리에 싸여있다. 여러 매체에서 수년간 그의 정체를 추적하며 다양한 이론을 펼쳤지만 확인된 사실은 없다.

이로 인해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몇 년 전 온라인을 중심으로 영국 리버풀 출신의 방송인 닐 뷰캐넌(Neil Buchanan)이 뱅크시로 지목됐다.

닐 뷰캐넌은 1990년부터 2007년까지 ITV에서 예술 프로그램 ‘아트 어택’(Art Attack)을 진행했다. 하지만 방송국은 공식 성명을 통해 “닐 뷰캐넌은 뱅크시가 아니다”고 밝혔다.

브리스톨 활동 겹친 힙합 밴드 멤버

힙합 밴드 ‘매시브 어택’의 멤버 로버트 델 나자(오른쪽). Getty Images
힙합 밴드 ‘매시브 어택’의 멤버 로버트 델 나자(오른쪽). Getty Images

영국의 유명 힙합 밴드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멤버 로버트 델 나자(Robert Del Naja)가 뱅크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뱅크시가 1990년대 초 영국 서부 항구도시 브리스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매시브 어택의 본거지가 이곳이다. 하지만 로버트 델 나자는 “뱅크시의 정체를 알고 있는 친구일 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Daily Mail)의 일요판 메일 온 선데이(Mail On Sunday)는 2008년 1973년생 브리스톨 출신 로빈 거닝햄(Robin Gunningham)이 뱅크시가 확실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뱅크시가 한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예술단체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확인되지 않은 추측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