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백건우, 반세기 동안 이어진 러브 스토리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이던 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씨는 2023년 1월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부산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성장한 윤씨는 1960~70년대 남정임·문희와 함께 한국 영화계를 이끈 여배우 트로이카로 주목을 받았다.

대학 졸업 후 1967년 <청춘극장>에 출연한 그는 그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분례기>(1971) <석화촌>·<효녀심청>(1972) <만무방>(1994) 등 3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해 대종상영화제·청룡영화상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마지막 출연작이다. 윤씨는 이 영화로 대종상영화제·청룡영화상은 물론 LA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1976년 프랑스 파리서 이응로 화백 주례 조촐한 결혼식

윤정희 백건우 부부.
윤정희 백건우 부부.

인기가 절정에 달하던 1976년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두 살 연하의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 결혼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응로 화백의 주례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양가 부모는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딸을 낳은 부부는 프랑스 생활을 이어갔고, 윤씨는 간간히 출연한 영화로 소식을 전했다.

윤정희, 영화에서처럼 알츠하이머 투병

영화 '시'에 출연한 윤정희.
영화 ‘시’에 출연한 윤정희.

남편 백건우씨는 2019년 11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씨가 10년째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작품 <시> 출연 당시 알츠하이머 초기였던 셈이다.

백씨는 “딸을 봐도 자신의 막내 동생과 분간을 못했다”며 “처음에는 나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영화 <시>에서 윤씨는 홀로 손자를 키우며 늦은 나이에 시를 배우는 할머니 미자를 연기했는데, 미자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를 겪고 있었다.

2021년 윤정희씨 동생들을 통해 백건우씨가 윤씨를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백씨 측은 허위 사실이라며 강력히 맞섰고, 이후 후견인 자리를 놓고 윤씨 동생들과 백씨 부녀가 법정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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