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이솜 커플, 세 번의 만남과 이별
안재홍과 이솜은 개성 강한 연기파 배우다. 현재 소속사도 같은데 이래저래 닮은 점이 많다. 한편으로 어수룩해 보이지만 내적인 딴딴함도 함께 갖고 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말할 것도 없다. 어떤 배역을 맡던 열연을 펼친다.
이 둘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에서 커플로 세 번째 만남을 가졌다. 첫 번째 만남은 이솜의 매력이 듬뿍 담긴 영화 ‘소공녀’(2018)였고, 두 번째 만남은 안재홍이 감독을 맡은 영화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2020)였다.
한편 LTNS는 ‘오랜만이야’의 영어 표현 ‘Long Time No See’의 줄임말로 안재홍(사무엘)과 이솜(우진)은 삶에 치여 관계가 소원해진 부부로 나온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둘은 불륜 커플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고 한다. 총 6부작으로 19금이다.
■ 소공녀 (Microhabitat·2018)
한 모금의 담배와 한 잔의 위스키, 여기에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으면 더 바라는 게 없다는 3년 차 가사도우미 미소(이솜). 새해가 되자 집세는 물론 위스키와 담배 가격마저 오른다. 선택의 기로에 선 미소는 위스키와 담배가 아닌 집을 포기한다.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헤쳐나가는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도시살이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안재홍이 남자친구 한솔 역을 맡았다. 이솜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을 관객에게 각인시킨 영화로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여자연기자상과 들꽃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High Surf Expected·2020)
안재홍이 메가폰을 잡은 상영시간 30분의 단편영화. 건국대에서 영화학을 전공한 그는 앞서 단편영화 ‘검은 돼지’(2015)와 ‘열아홉, 연주’(2014)를 감독한 바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의 배경은 울릉도다. 헤어질 결심을 한 영희(이솜)가 울릉도에 사는 남자친구 철수(안재홍)와 보내는 하루를 섬세하게 담았다.
영희는 철수를 찾아가 이별을 통보하지만 난데없는 풍랑주의보로 섬에 발이 묶인다. 예고 없는 결별 선언으로 시작된 남녀의 동행이 뜻하지 않게 이어지면서 애잔한 감정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지만 소소한 웃음과 공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