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간 병원에서 3명의 생명 살리고 떠난 황영옥씨
경북 영주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황영옥(69)씨는 성격이 활발하고 사교성도 좋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살았다. 동생의 권유로 20년 전부터 노인복지회관과 병원에서 병간호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2023년 12월 5일, 이날도 10년 넘게 병간호 봉사활동을 해온 인천성모병원에 갔다가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응급실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상태에 빠졌다.
어려운 살림에도 남 돕던 착한 언니
의료진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가족은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남을 돕기 위해 봉사를 하려다 떠나게 된 황씨가 장기기증을 통해 아픈 사람을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황씨는 그해 12월 8일 인천성모병원에서 간장과 신장 좌우를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었다.
동생 황영희씨는 “어머니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셔서 언니가 학비도 내주고 친엄마처럼 돌봐줬다”며 “어려운 살림에도 늘 가족과 남들을 돕던 착한 언니였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32년 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안구 기증을 했는데, 그러한 경험으로 인해 누군가를 돕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생은 하늘나라로 떠난 언니에게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언니, 같이 여행 가자고 했는데 내가 일한다고 나중에 가자고 한 것이 너무나 미안해.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 말고, 언니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엄마와 먼저 만나서 잘 지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