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넘어 감동 전하는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 BEST 5

코미디언 박성광이 2023년 4월 오랜 꿈인 영화감독으로 변신해 첫 상업영화 <웅남이>를 내놨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그는 이미 <욕>(2011), <슬프지 않아서 슬픈>(2017), <끈>(2020) 등 3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상업영화의 벽이 높아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박성광 감독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은 ‘흑역사’의 주인공이 되곤 했다. 심형래·서세원·이경규 3명의 코미디언이 자주 거론된다. 한국 코미디언계에 한 획을 그은 스타들이다. 영화에 대한 이들의 야심은 대단했다. 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영구’ 연기로 방송가와 어린이 영화계를 휩쓸었던 심형래 감독은 <티라노의 발톱>(1994), <용가리>(1999), <디워>(2007) 등 괴수 영화를 감독·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한때 신지식인 1호로 선정돼 큰 관심을 모았지만 영화제작사가 도산한 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재기를 노렸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감독 데뷔작인 <납자루떼>(1986)의 서세원 감독은 <조폭 마누라>(2001)를 제작해 영화계에 복귀했지만 <도마 안중근>(2004) 등 감독을 맡은 후속작품이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복수혈전>(1992)으로 쓴맛을 본 이경규 감독은 <복면달호>(2007), <전국노래자랑>(2013) 등을 제작했지만 감독으로 복귀하지는 못했다.

국내 코미디언들이 영화에 도전했다가 좌절을 겪어왔지만 세계적으로 평가받는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은 많다. 요즘 가장 각광받는 감독 중 한명인 조던 필에서부터 세계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찰리 채플린까지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을 살펴봤다.

■ 조던 필(Jordan Peele)

코미디언 조던 필 감독의 영화 <겟 아웃>
코미디언 조던 필 감독의 영화 <겟 아웃>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친구 집에 초대 받으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은 감독 데뷔작 <겟 아웃>(Get Out·2017)으로 세계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조던 필 감독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에서 각본상·감독상 등을 휩쓸었다. 이후 감독한 <어스>(Us·2019)와 <놉>(Nope·2022)도 조던 필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제작이다.

조던 필 감독은 극단 출신으로 이미 성공을 거둔 코미디언이다. <미트 페어런츠 3>(2011)와 같은 허리우드 코미디 영화에 출연해왔고, <토이 스토리 4>(2019)와 같은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출연도 하고 있다. 다만 이제는 코미디언보다 영화감독으로 더 각광받고 있다. 자신의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몰이를 하자 트위터에 한국식 이름인 ‘조동필’을 올리고 감사 영상을 남기기도 했다.

■ 벤 스틸러(Ben Stiller)

유명 코미디언 벤 스틸러 감독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유명 코미디언 벤 스틸러 감독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코미디 영화 <미트 페어런츠>(Meet the Parents·2000)와 <박물관이 살아있다>(Night at the Museum·2006)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벤 스틸러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부부 코미디언이었다. 그 영향을 받은 듯 그도 코미디 영화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Madagascar·2005) 시리즈에서는 사자 알렉스 목소리 역을 맡았다.

영화감독으로도 유명하다. 10살 무렵부터 8mm 카메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비록 1학년 때 중퇴했지만 UCLA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위노라 라이더와 에단 호크가 주연을 맡은 <청춘 스케치>(Reality Bites·1994), 짐 캐리가 열연한 <케이블 가이>(The Cable Guy·1996), 주연·제작까지 맡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2013> 등을 감독했다.

■ 기타노 다케시(Kitano Takeshi)

일본을 대표하는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자토이치>
일본을 대표하는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자토이치>

일본을 대표하는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이다.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수학자가 되고 싶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고, 야구부에서 활동할 만큼 운동에도 소질이 있었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생운동에 가담해 제적됐다. 이후 여러 일을 전전하다 코미디언으로 명성을 쌓았다.

불륜 사태와 야쿠자 커넥션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침체기를 맞았던 그는 영화 <그 남자, 흉폭하다>(Warning, This Man Is Wild·1989) 감독으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이후 <소나티네>(Sonatine·1993), <하나비> (Hana-bi·1997) 등을 비롯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작품상·관객상을 수상한 <자토이치>(Zatoichi·2003) 등 명작을 남겼다.

■ 우디 앨런(Woody Allen)

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 우디 앨런 감독의 <맨해튼>
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 우디 앨런 감독의 <맨해튼>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연예계 커리어를 시작해 2004년 세계 100대 코미디언 4위, 2005년 영국인이 뽑은 가장 위대한 코미디언 3위에 오를 정도로 명성을 쌓았다. 영화감독으로서도 거장의 면모를 보여왔다. 사생활 문제로 여러 차례 도마에 올라 대중의 찬사와 질타를 동시에 받고 있다.

감독·각본·주연을 동시에 맡은 <애니 홀>(Annie Hall·1977)이 같은 해 개봉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Star Wars : Episode IV – A New Hope)를 제치고 각종 영화제에서 감독상·각본상을 휩쓸었다. 대표작으로 <맨해튼>(Manhattan·1979), <젤리그>(Zelig·1983), <한나와 그 자매들>(Hannah and Her Sisters·1986), <브로드웨이를 쏴라>(Bullets Over Broadway·1994),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2011), <블루 재스민>(Blue Jasmine·2013) 등이 있다.

■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전설이 된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 감독의 <모던 타임즈>
전설이 된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 감독의 <모던 타임즈>

명실상부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 무성 코미디 영화를 예술로 승화시키며 영화사에 지울 수 없는 큰 발자취를 남겼다. 삼류 배우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이미 5살 때 목을 다친 어머니를 대신해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무대에서 연기를 단련한 그는 미국으로 활동 근거지를 옮긴 후 승승장구했다.

중절모에 짤막한 양복바지, 지팡이를 휘두르는 특유의 방랑자 캐릭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시티 라이트>(City Lights·1931)와 <모던 타임즈>(Modern Times·1936)는 당시 하층 빈민과 노동자의 힘든 삶을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진지한 그만의 독특한 연기로 시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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