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취재 기자 연쇄 사망 미스터리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던 기자 두 명이 연이어 사망했다.
미국 유명 스포츠 기자 그랜트 월은 2022년 12월 9일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 경기를 취재하던 중 쓰러져 숨졌고, 몇 시간 뒤 카타르 알카스TV 사진기자 알 미슬람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페인 스포츠 일간지 마르카에 따르면, 그랜트 월은 저명한 스포츠 저널리스트로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인정한 82명의 기자 중 한 명이었다.
1996년 11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입사해 24년 동안 스포츠 기자로 활동했다. 퇴사 후에는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서 구독자들과 교류해왔다. <The Beckham Experiment> <Masters of Modern Soccer> <Football 2.0> 등 3권의 책을 저술했다.
그랜트 월은 이번 월드컵 기간 이미 고초를 겪었다. 미국과 웨일스 경기 전에 성적소수자를 상징하는 레인보우 셔츠를 입고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입구에서 25분간 구금됐다가 풀려났다. 그는 경비원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녹음을 멈췄다고 진술했다.
“한 경비원은 내 티셔츠가 ‘정치적’이며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경비원은 내 전화를 돌려주지 않았다. 또 다른 경비원은 전화를 가져가야 한다고 소리치자 내 셔츠를 벗어라고 했다.”
그랜트 월은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 경기에서 심한 가슴 통증으로 기자석에서 기절해 사망했다. 그는 몸이 과로에 시달렸고 기관지염도 앓고 있어 카타르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약을 복용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그가 성소수자를 탄압하는 카타르 정부를 비판해왔고, 실제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동생에게 전했다며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사망 후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미국축구협회(US Soccer)는 SNS 성명을 통해 그랜트 월의 경력을 강조했다.
“우리는 그가 축구와 선수들에 대한 통찰력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항상 믿을 수 있었다. 축구는 그의 삶이 됐다. 그리고 우리는 그와 그의 훌륭한 글이 더 이상 우리와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처럼 그랜트 월의 사망으로 슬픔에 잠긴 상황에서 또 한 명의 기자가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마르카에 따르면 알 미슬람 경우 사망 사실 이외의 추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아직 사망 원인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근무한 알카스TV는 SNS를 통해 “크리에이티브 부서의 사진 기자 칼리드 알 미슬람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도 알 미슬람과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