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전쟁터로 변한다…미·중·러 ‘뉴 스타워즈’ 실체

SF 영화 단골 소재인 우주 전쟁(Star Wars)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우주 전쟁 능력이 빠르게 향상하자 미국이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가 이른바 ‘뉴 스타워즈’ 계획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우주가 전쟁터로 변해가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군사작전의 중심축이 지구에서 우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우주 무기 추정 저궤도 위성 발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 잔해. iStock illustration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 잔해. iStock illustration

미 국방부는 최근 러시아가 대(對)우주 무기로 추정되는 저궤도 위성을 발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 위성이 다른 국가의 위성을 공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가 5월 16일 미국 정부의 위성이 있는 궤도에 새로운 대우주 무기를 배치했다. 2019년과 2022년 배치된 대위성 무기의 탑재물과 비슷하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러시아가 저궤도에 위성을 발사했는데, 미국은 이 위성이 같은 궤도에 돌고 있는 다른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대우주 무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와 중국의 ‘우주 굴기’

중국과 러시아의 우주 전쟁 능력이 빠르게 향상하자 미국이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Pixabay
중국과 러시아의 우주 전쟁 능력이 빠르게 향상하자 미국이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Pixabay

우주 전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던 미국이 불만을 표시하는 건 단순한 엄살이 아니다. 우주 핵무기 개발에 들어간 러시아와 ‘우주 굴기’를 앞세운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미 국가안보국(DNI)은 러시아와 중국이 이미 지상에서 고에너지 레이저 또는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위성을 조종해 미국의 우주 자산을 파괴하는 무기를 시험 또는 배치한 것으로 평가했다.

스티븐 와이팅 우주사령관은 4월 열린 우주산업회의에서 기자들에게 “위협이 가상 수준이 아니라 실제적이다”며 “우주에 실전 배치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우주 방어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우주에서도 적 압도하는 능력 구축”

물론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은 다르다. 미국이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4월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과 일본이 공동제안한 우주 핵무기 배치 금지 결의안을 부결시키고 대신 모든 나라의 우주 무기 배치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수정안을 냈다.

미국은 이를 러시아가 실제로 우주 기반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다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은 최소 몇 주 전부터 러시아의 발사를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의 대우주 무기가 폭발할 경우 수많은 상업 및 정부 위성을 마비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뉴 스타워즈 계획은 우주에서도 미 해군이 바다에서, 미 공군이 하늘에서 발휘하는 능력과 유사한 수준으로 적을 압도하는 능력을 구축하기 위해서 세워졌다. 따라서 적이 위성을 사용해 미군이 전장에 도달하기 전에 식별·겨냥하는 것을 차단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