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지만 성관계 안한다…일본서 유행 중인 ‘우정 결혼’
일본에서 사랑도 성관계도 없는 새로운 유형의 결혼관계인 ‘우정 결혼’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우정 결혼(friendship marriage)이란 친구에서 플라토닉 파트너에 이르기까지 연애나 성관계 없이 혼인 생활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새로운 동거 관계의 유행은 공유된 관심사와 가치관을 기반으로 한다. 커플은 결혼 이외의 로맨스를 추구하고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갖기도 한다.
공통의 이익과 가치관 바탕…아이 원하면 인공수정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정 결혼은 일본 인구 1억2400만명의 약 1%가 대상이다. 무성애자나 동성애자, 전통적인 결혼에 환멸을 느끼는 이성애자가 포함될 수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일본 내 우정 결혼 전문 회사인 컬러어스(Colorus)가 수집한 데이터에서 나온 것으로 우정 결혼은 공통의 이익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동거하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우정 결혼을 선택한 두 사람은 법적 배우자이지만 함께 살 수도 있고 따로 살 수도 있다. 아기를 갖기 원하면 인공수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상호 합의에 따라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연애 관계를 추구할 수도 있다.
“비슷한 관심사 가진 룸메이트”…생활 전반에 대한 내용 합의
우정 결혼 생활을 3년 동안 지속했다고 밝힌 한 여성은 “우정 결혼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룸메이트를 찾는 것과 같다”며 “저는 누군가의 여자친구가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좋은 친구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우리 둘 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이야기하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정 결혼을 선택한 이들은 결혼 전 몇 시간 또는 며칠을 함께 식사할지,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 빨래는 누가 할지, 냉장고 공간을 어떻게 할당할지 등 생활 전반에 대한 내용을 합의한다.
컬러어스 측은 “부부 약 80%가 행복하게 함께 살 수 있도록 돕고 많은 경우 자녀를 갖게 됐다”며 “우정 결혼에 관심이 있는 개인은 평균 32.5세이고 소득이 전국 평균을 초과하며 약 85%가 학사 학위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친구 이상, 연인 이하’…“비정상적인 게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이 전통적인 결혼 규범을 넘어서는 관계에 대해 점점 더 탐구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친한 친구였던 싱가포르 출신 24세 여성 두 명은 인생의 동반자가 돼 미국 LA에서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 그들의 관계는 성적인 것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집을 사서 친한 친구들과 함께 사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결혼 전문 변호사는 우정 결혼을 ‘친구 이상, 연인 이하’(More than friends, less than lovers)라는 말로 설명했다.
성교육 관련 연구를 30년 이상 해온 의사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건강에 좋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