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스타 스티븐 시걸이 푸틴 대통령에게 고개 숙인 이유

할리우드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Steven Seagal)은 친러시아 인사로 유명하다. 5월초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번째 취임식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연예 매체들은 7일 푸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시걸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초대받은 약 2600명의 인원 중 한 명으로 참석한 그는 긴 머리를 뒤로 묶고 입 주위에 수염을 가른 모습이었다. 복장은 검은 동양풍 옷을 입고 있었다.

수학 교사 아버지 러시아 이민 유대인 가정 출신

2016년 11월 25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미국 배우 스티븐 시걸과 악수하고 있다. Reuters
2016년 11월 25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미국 배우 스티븐 시걸과 악수하고 있다. Reuters

스티븐 시걸은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서 임상병리사이던 어머니와 고등학교 수학 교사이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퍼트리샤는 아일랜드계였고, 아버지 새뮤얼이 조부 대에 러시아에서 이민한 유대인 가정 출신으로 알려졌다. 자신에게서 러시아인 피가 흐른다고 여기는 셈이다.

어렸을 적부터 무술을 배워 액션 배우의 길을 닦아나갔다. 초기작인 ‘복수무정’(1990) ‘언더 씨즈’(1992) 시리즈로 일찌감치 액션 스타로 자리잡았다.

이후 영화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른바 시걸식 액션을 펼친다. 193cm의 큰 키에 무술 달인으로 나와 적과 싸울 때 일방적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얻어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푸틴, 세상에세 가장 위대한 지도자”

영화 ‘언더 씨즈2’에 출연한 배우 스티븐 시걸
영화 ‘언더 씨즈2’에 출연한 배우 스티븐 시걸

스티븐 시걸은 2016년 1월 세르비아 국적을 취득했고 같은 해 11월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앞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병합을 선언했을 때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평소 무술에 관심이 많던 푸틴 대통령과 친분을 이어왔다. 시걸과 푸틴 대통령은 1952년생 동갑이다. 시걸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할리우드 인사인 셈이다.

시걸은 기자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며 푸틴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2023년 2월에는 러시아의 국제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우호 훈장을 받은 뒤 자신이 “100만% 러시아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를 국가 안보에 위협적인 인물로 판단해 2017년 5월 우크라이나 입국을 금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