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꿈 키우던 청년 김녹토씨, 4명의 생명 구하고 하늘나라로
충북 청주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녹토(24)씨는 차분하고 내성적이지만 착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림 그리는 것과 함께 음악 하기를 좋아했다. 김씨는 음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접 작곡을 하고 거리로 나가 공연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낙상 사고로 뇌사상태 빠져…장기기증 옳은 길이라 생각
김씨는 2023년 7월 5일 음악 관련 일을 하러 가던 중 낙상 사고를 당했다. 병원으로 이송돼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김씨가 평소 헌혈을 자주 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돕는 착한 아들이었기에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이 옳은 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장기기증으로 삶을 이어가게 되는 다른 몸에서라도 다시 꿈을 이뤄나가길 바라며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천국에서 자유롭게 음악 해서 꿈 다 이루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그해 7월 15일 고려대학교안암병원에서 김씨가 심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고 밝혔다.
김씨의 아버지는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아들과 끝까지 함께 해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들, 하늘나라로 소풍 간거지? 천국에서 자유롭게 음악도 하고 네가 원하는 꿈을 다 이루길 바라. 사랑하고, 너의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우리 모두 가슴에 영원히 간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