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암 투병 중 보낸 희망 메시지

호세 무히카(Jose Mujica)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재임 시절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렸다.

실생활이 그랬다. 대통령 월급 90%를 사회기금으로 기부하고, 20년이 넘은 낡은 승용차 폭스바겐 비틀을 타고 다녔다.

그런 그가 식도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현재 몸 상태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식도암 투병 사실 공개…“분노를 희망으로 바꿔야”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EPA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EPA

무히카 전 대통령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고 조언했다. 그는 “인생은 아름답지만 언제든 지치고 쓰러질 수 있다”며 “중요한 건 넘어질 때마다 다시 시작하고, 분노를 희망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건강검진에서 식도암 진단을 받았다”며 “20년 이상 자가면역 질환을 앓아왔다”고 밝혔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과거에도 저승사자가 침대 주변까지 다가온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저승사자가 확실히 큰 낫을 가지고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 재임 기간 경제 발전·불평등 해소에 매진

1960년대 우루과이 군사독재 시절 총을 들고 게릴라로 활동한 전력이 있어 정치권에서는 급진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정계 입문 후 행보는 달랐다.

2010년 협치를 중요시하는 중도좌파연합 광역전선(FA) 대선주자로 나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재임 시절 이념에 기반한 정책보다 경제 발전과 불평등 해소에 매진했다.

경제성장률과 교육수준을 높이고 부패, 문맹, 빈곤을 줄이는 성과를 냈다. 임기 말 레임덕을 겪지 않고 취임 때보다 더 높은 지지율로 퇴임하는 영광을 안았다.

대통령궁 노숙자 쉼터로 개방…수도 외곽 허름한 집에서 출퇴근

검소한 행보로도 화제가 됐다. 급여는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궁을 노숙자 쉼터로 개방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자신은 이전에 살던 수도 몬테비데오 외곽 허름한 집으로 돌아가 출퇴근을 했다. 그때 타고 다닌 차가 작고 낡은 승용차 폭스바겐 비틀이었다.

‘페페’(Pepe)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그는 국민으로부터 재선 요청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는 물러날 때 물러나야 한다며 출마를 거절했다. 퇴임 이후 상원의원을 지내다가 2020년 정계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