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인기’ DJ 뉴진스님…빡구 윤성호의 ‘극락왕생’

개그맨 윤성호는 모델 출신이다. 훤칠한 키에 날렵한 몸매를 가졌다. 음반을 낸 가수이자 DJ이기도 하다. 2001년 SBS 공채 6기 개그맨으로 합격해 데뷔했으니 연예인 생활도 어느듯 24년차에 접어들었다.

대중에게는 KBS 개그콘서트 시절 ‘빡구’ 캐릭터로 잘 알려졌다. 코밑에 콧물이 흘러내리는 듯 보이게 하얀 분을 칠하고 “하지마”를 외치며 자신을 놀리는 친구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바보 역할이다.

윤성호 하면 떠오른 첫 번째 이미지는 역시 대머리다. 그 인상이 워낙 강하다보니 개그 소재로 많이 활용을 했다. 20대 초반부터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해 한때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한다. 콤플렉스를 경쟁력으로 승화시킨 셈이다.

찬불가를 EDM으로…젊은층 중심으로 열광

4월초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디제잉하는 뉴진스님 윤성호. 서울국제불교박람회
4월초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디제잉하는 뉴진스님 윤성호. 서울국제불교박람회

개그맨 윤성호가 ‘뉴진스님’ 캐릭터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2023년 연등회에서 찬불가를 EDM으로 바꿔 불러 화제를 모았다. EDM(Electronic Dance Music)은 클럽이나 페스티벌, 파티에서 사용하는 전자음악을 말한다.

불교 행사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종교에 관심을 잘 두지 않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열광이 이어지고 있다.

4월초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도 무대에 올라 EDM 음악에 맞춰 ‘부처핸접’ ‘극락왕생’을 외치며 디제잉과 춤사위를 선보였다. 이런 행사 분위기가 SNS를 타고 전파되면서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로 뻗어가는 인기…대만공연 아이돌 대접 깜놀

뉴진스님 윤성호의 공연에 열광하는 관객들. 연등회보존위원회
뉴진스님 윤성호의 공연에 열광하는 관객들. 연등회보존위원회

윤성호는 어머니가 불교 신자여서 어려서부터 불교를 믿었다. 원래 법명은 ‘일진’이다. 그런데 ‘일진’이란 말이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안 좋아져 오해를 살 것 같아 ‘뉴진’으로 바꿨다고 한다.

불교신문사 사장인 오심스님이 새롭게 나아간다는 뜻의 ‘뉴진(New-進·나아갈 진)’이라는 법명을 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아이돌 그룹으로 자리 잡고 있는 ‘뉴진스’와 이름이 묘하게 겹친다.

뉴진스님의 인기도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윤성호는 “해외에서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 대만 공연을 다녀왔는데 아이돌 대접을 해줘서 깜짝 놀랐다”며 “말레이시아에서도 초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젊은 불교 알리는데 큰 역할”…“믿음 깊어지고 더 많이 배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뉴진스님 윤성호. 불교신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뉴진스님 윤성호. 불교신문

불교계에서도 뉴진스님의 활약을 반기는 분위기다. 윤성호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만났다. 윤성호의 예방 요청에 진우스님이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물론 윤성호가 아닌 뉴진스님으로서의 만남이다.

진우스님은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불교, 젊은 불교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며 “불교는 자리이타, 나와 남이 함께 이롭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것을 목적으로 한다. 뉴진스님이 본인도 즐겁고 젊은이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진우스님으로부터 디제잉 헤드셋과 합장주를 선물받기도 했다. 윤성호는 뉴진스님 캐릭터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에 대해 “불교에 대한 믿음이 더 깊어지고 더 많이 배우게 된다”며 “기회가 된다면 사람들에게 제가 배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