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에 ‘장기기증 실천’…4명 살리고 떠난 제주 청년 구경호씨

본문 광고 1

제주도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구경호(28)씨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사업가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착실히 저축을 했다. 평일에는 건설업 현장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김밥집 일을 돕는 착한 아들이었다.

공장서 작업 중 추락 사고로 뇌사상태 빠져

공장에서 작업 도중 추락 사고를 당한 구경호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공장에서 작업 도중 추락 사고를 당한 구경호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구씨는 2023년 8월 7일 공장에서 작업 도중 추락 사고를 당했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구씨의 부모는 어린 아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 속에 아들의 친구들에게 아들이 기증에 관해 이야기한 적 있는지 물어봤다.

그러던 중 아들의 버킷리스트에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

“속 한번 안 썩이고 착하게만 자라온 아들 미안하고 사랑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그해 8월 13일 제주한라병원에서 구씨가 심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고 밝혔다.

구씨의 어머니는 떠나는 아들에게 사랑의 인사를 전했다.

“경호야. 네가 떠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슬플 것 같아서 기증을 결심했어. 나도 너와 같이 기증할 거라고 웃으면서 약속하고 왔어. 속 한번 안 썩이고 착하게만 자라온 네가 고생만 하고 떠나는 것 같아 미안해.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