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90초 남았다”…지구종말시계 읽는 법

지구종말시계(Doomsday Clock)는 지구가 멸망하기까지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해마다 자정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준다.

시곗바늘이 자정을 가리키는 날 지구는 종말을 맞이한다. 2024년은 전년도인 2023년과 같은 수준이다. 자정까지 이제 90초가 남았다.

2020년 100초 전 유지…2023년 90초로 당겨져

1940년대 핵실험 장면. Getty Images
1940년대 핵실험 장면. Getty Images

미국 핵과학자회가 핵전쟁 위기를 경고하는 지구종말시계를 처음 발표한 건 1947년 6월이다. 2024년 1월 76번째 발표를 한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핵전쟁만이 지구 멸망의 원인은 아니다. 기후 변화와 함께 생물학적 병원체 오용, 인공지능(AI) 기술의 위험 등도 지구 종말을 가져올 수 있는 재앙이다.

미국 핵과학자회는 지구종말시계의 초침을 2020년부터 100초 전으로 유지해 오다 2023년 90초로 당긴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 사용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인간, 새해 전야 11시 30분까지 지구 도착도 못해

지난 75년 간 지구종말시계 위치. BBC
지난 75년 간 지구종말시계 위치. BBC

영국 BBC(bbc.com)는 ‘How to read the Doomsday Clock’(지구종말시계 읽는 법) 기사에서 지구 멸망의 위험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알려준다.

지구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1년으로 압축한다면 생명체는 3월 초, 다세포 생물체는 11월, 공룡은 12월 말에 출현했다.

인간은 새해 전야 11시 30분까지 지구에 도착조차 못했다. 우리 행성의 엄청난 역사적 흐름 속에서 인간의 미래가 얼마나 짧은지 알 수 있다.

최후의 심판대 오른 지구…머지않아 자정 차임벨 울릴 수도

지구종말시계가 자정을 향해 앞으로 내닫기만 한 것은 아니다. 1987년에서 1991년 사이 남은 시간이 14분 더 늘었다.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시대의 긴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를 핵 위협과 함께 시계를 설정하는 데 공식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이 두 가지 위험의 심각성은 의심할 여지 없이 세계적 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에서 유사하다.

이제 최후의 심판대에 올랐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기술이 융합해 우리의 미래를 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2015년 지구종말시계는 5분에서 3분으로 급격히 줄었다. 2018년 국제 외교의 지속적인 악화로 시계는 2분을 향했다.

시계는 계속 째깍거리고 있다. 우리가 시곗바늘을 되돌릴 수 없다면 자정을 알리는 차임벨이 머지않아 울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