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난 연극인 주선옥씨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에서 1남1녀 중 장녀로 태어난 주선옥씨(38)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으로 늘 주변에 웃음을 주는 사람이었다.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꿔온 주씨는 ‘하카나’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유치뽕짝’ 등 다양한 연극 활동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기독교 영화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연극 연습 도중 쓰러져…의식 회복 못해 뇌사상태
주씨는 지난 4월 4일 연극 연습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의료진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이 작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가족은 장기기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몸속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에 동의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4월 1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주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안구(좌·우)를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밝혔다.
세월호 추모공연 참여…무대 올려진 첫날 장례
주씨의 장례가 치러진 4월 11일은 그녀가 참여한 세월호 10주기 추모공연 ‘너를 부른다’ 첫 무대가 올려지는 날이었다.
유족과 동료들의 마음이 더욱 뭉클했다.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그녀에게 애도와 존경을 표하며 극을 올렸다.
주 씨의 아버지는 하늘나라로 떠나는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선옥아! 아직 어리고 젊은 나이에 떠나는 너에게 해 준 것이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하늘나라에서는 편히 잘 지내고, 삶의 끝에 나눈 생명을 통해서라도 네가 꿈꿔온 일들을 이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