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꿈 많은 청년 박래영씨, 4명의 생명 구하고 천사가 되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래영씨(26)는 늘 해맑고 활동적이어서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헌혈을 하고 봉사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연구소에서 회계 업무를 맡기도 한 박씨는 동물병원과 요식업 등에서 일하며 자기계발에 힘썼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서는 성실한 청년이었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뇌사상태서 장기기증
박씨는 2013년 9월 18일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출근을 위해 집 앞 횡단보도에서 초록불에 길을 건너던 중 차에 치였다.
차안에서 서류를 줍던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것이다. 병원에 이송될 때부터 의식을 잃은 박씨는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박씨가 다시는 일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날 다친 4명 중에서 박씨를 제외한 3명은 간단한 찰과상에 그쳤다.
한 달 넘게 의식 없이 누워 있는 박씨를 보며 가족은 결국 떠나보내야 할 순간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 남에게 베풀길 좋아한 박씨라면 분명 다른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을 선택했을 것 같았다.
“하늘나라서 아프지 말고 행복했으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그해 10월 13일 고대구로병원에서 박씨가 심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천사가 됐다고 밝혔다.
어머니 이선숙씨는 하늘나라로 떠난 막내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래영아, 엄마가 하늘나라 편지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너에게 글을 쓰고 있어. 네가 그랬잖아. 파랑새 엽서를 엄마한테 써주면서 파랑새처럼 행복하게 살라고, 엄마도 파랑새처럼 살 테니까 너도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