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김수현의 흑역사…이 영화 도대체 왜 출연했나
배우 김수현은 안방극장 슈퍼스타다. TV 드라마 주인공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해를 품은 달’(MBC·2012), ‘별에서 온 그대’(SBS·2013), ‘프로듀사’(KBS2·2015), ‘사이코지만 괜찮아’(tvN·2020)에 이어 ‘눈물의 여왕’(tvN·2024)에서 또 한번 빅히트를 치고 있다.
‘눈물의 여왕’은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와 10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퀸즈 그룹 재벌 3세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의 남편 ‘용두리 이장 아들’ 백현우 역을 맡아 김수현만의 매력을 맘껏 뽐내고 있다.
김수현은 역시 김수현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2024년 4월 분석한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외계남 도민준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10년 전 모습 그대로다.
‘별그대’ 도민준에서 ‘눈물여왕’ 백현우까지
그런 김수현에게 잊지 못 할 흑역사가 있다. 무대는 브라운관이 아닌 스크린이다.
김수현은 큰 인기에 비해 영화 출연이 많지 않은 배우다.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하면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2012)과 장철수 감독의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정도다.
10년도 더 지난 영화로 두 작품 다 흥행에 성공했지만 배우 김수현만의 매력이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도둑들’은 김윤석·김혜수·이정재·전지현 등 선배들의 활약에 묻히는 역할이었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바보로 위장한 간첩 역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도둑들’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리고 ‘리얼’
그래서일까. 다음 작품 선택이 흑역사를 불러왔다. 2017년 개봉한 영화 ‘리얼’. 김수현이 군에 입대하기 전 마지막으로 출연한 작품으로 알려져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준비 기간도 충분했고 제작 비용도 적지 않았다. 당시 이 영화에 투입된 자금은 총 11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제작비가 25억원 수준이던 시절에 4배 이상 많은 돈을 쓴 것이다.
하지만 ‘리얼’은 평론가도 관객도 모두 외면한 ‘망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는 것이다. 영화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고 관객수도 47만명에 그쳤다.
‘김수현의 스타성을 극한까지 시험해보려는 일종의 실험’ ‘김수현이 처음 말아먹은 국밥 한 그릇’ 등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김수현이 처음 말아먹은 국밥 한 그릇’
영화 ‘리얼’이 쓴소리를 넘어 비아냥까지 듣게 된 이유는 뭘까. 왜 평론가들의 혹평과 관객들의 외면을 받은 걸까.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만 간단히 세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먼저 이해하기 힘든 뒤죽박죽 스토리 라인이 거론된다.
김수현이 1인 3역을 맡았다. ‘오직 진짜만이 모든 것을 갖는다’라는 홍보 카피처럼 1인 3역을 맡은 김수현의 정체성이 오락가락한다.
‘거대한 비밀과 음모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난다’고 소개했지만 그 비밀과 음모가 그다지 궁금하지 않고 긴장감을 주지도 않는다. 개연성이 떨어져서라는 지적이다.
영화 촬영 후반부 제작사 대표로 감독 교체
이성민·성동일·조우진 등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영화밖에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도 크다. 손현주·박서준·아이유가 우정출연, 이경영이 특별출연까지 했다.
또 하나, 홍보마케팅 방식도 구태스러웠다는 지적이다. 한류스타인 김수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아이돌 출신 배우 설리의 노출신을 부각시켰다. 실제 SNS에 영화 속 선정적인 장면만 동영상으로 나돌았다.
중국 자본이 투입된 사실이 알려지고 카지노 기업이 메인 투자자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짙어졌다.
영화 촬영이 거의 마무리 될 무렵 감독이 바뀌기도 했다. 바뀐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든 제작사 대표로 김수현의 사촌형인 것을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