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대표팀 이 번호 유니폼 돈 있어도 못 산다

전통적인 축구 강호 독일 축구대표팀의 새 유니폼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아디다스에서 제작한 이 유니폼의 등번호 44번이 악명 높았던 나치 친위대 슈츠슈타펠(Schutzstaffel)의 문양(SS)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슈츠슈타펠은 나치당의 준군사조직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과 독일이 점령한 유럽 영토에서 활동했다. 히틀러를 호위하기 위해 1925년 뮌헨에서 잘-슈츠라는 이름으로 창설됐다가 친위대와 비밀경찰을 지휘한 하인리히 힘러가 슈츠슈타펠로 명칭을 변경했다.

악명 높았던 히틀러의 나치 친위대 슈츠슈타펠

악명 높았던 히틀러의 나치 친위대 슈츠슈타펠(SS) 문양과 이 조직을 지휘한 하인리히 힘러
악명 높았던 히틀러의 나치 친위대 슈츠슈타펠(SS) 문양과 이 조직을 지휘한 하인리히 힘러

위키백과에 따르면 슈츠슈타펠은 1945년 나치 독일이 멸망할 때까지 국내외에서 이른바 적성분자에 대한 첩보·적발·격리·수용·감시 부서로 악명을 떨쳤다. 전쟁에 직접 참여한 것은 물론 유대인 대학살에도 관여했다.

히틀러의 정예 부대로서 사실상 히틀러가 자행한 모든 일에 관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찰 업무에서 군대 업무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1939년이 되자 독일 내 또 다른 국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군사 조직으로 성장했다.

슈츠슈타펠 대원들은 검은 제복과 함께 독특한 휘장을 착용했다. 해골 배지와 은 단검, 그리고 번갯불 모양의 룬 문자로 쓰인 ‘SS’ 표장이다. 독일 축구대표팀의 새 유니폼 등번호 44번이 이 ‘SS’ 문양과 닮았다는 것이다.

등번호 44번 유니폼, 친위대 ‘SS’ 문양 닮아

아디다스에서 제작한 독일 축구대표팀 등번호 44번 유니폼
아디다스에서 제작한 독일 축구대표팀 등번호 44번 유니폼

논란이 확산되자 아디다스는 독일 축구대표팀 44번 유니폼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아디다스의 올리버 브뤼겐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등번호 44 유니폼의 맞춤 주문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디다스는 유니폼을 판매하면서 구입한 사람이 선택한 이름과 등번호를 새겨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히틀러 등 나치와 관련된 이름은 이미 차단했었는데 여기에 등번호 44를 추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독일 축구대표팀 선수가 경기장에서 등번호 44번 유니폼을 입을 일은 없다. 대표팀 선수들은 등번호를 23번까지만 달기 때문이다. 전범국가인 독일에서는 나치를 떠올리게 하는 어떠한 상징도 금기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