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대에 1조3000억 기부하며 내건 조건이…
미국 뉴욕시 브롱스에 위치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은 1955년 설립된 연구 중심 대학이다.
유명 의대가 그렇듯 들어가기도 힘들지만 학비 또한 상당히 비싸다. 매년 100여명의 학생이 입학하는데 수업료가 1년에 6만 달러(약 8000만원) 정도 된다고 한다.
재능과 열정이 있어도 돈이 없으면 의학 공부하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이 대학에 낭보가 전해졌다. 모든 수업료를 면제한다는 믿기지 않은 소식이었다.
‘수업료 무료’ 발표에 학생들 환호
2월 26일(현지시각) 회의 통보를 받고 강당에 모인 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앞으로 대학 수업료가 무료가 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학 명예교수이자 이사회 의장인 룻 고테스만(Ruth L. Gottesman·93) 박사가 역사적인 선물을 했다.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기부금이다.
버나드대에서 학사, 콜럼비아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68년 이 대학 어린이 평가 및 재활 센터(CERC)에 합류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현재 소아과(발달의학) 명예교수다.
기부금 10억 달러는 2022년 사망한 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돈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의 지인인 남편 데이비드 고테스만(David S. Gottesman)은 버크셔 해서웨이에 초기 투자해 큰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위대한 이름 아인슈타인, 뭐가 더 필요하겠나”
고스테만 박사의 기부로 아인슈타인 의대는 모든 학생이 수업료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현재 4학년 학생은 2024년 봄학기 등록금을 환불 받게 되고, 올해 8월부터는 입학하는 모든 학생의 등록금이 무료다.
이 대학이 뉴욕시 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에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아인슈타인 의대는 설립 때부터 종교와 인종이 다양한 학생들에게 문을 열어뒀다.
대학명에서 알 수 있듯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박사의 이름을 붙인 학교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학교 설립을 주도한 인사에게 당시 환영한다는 편지를 보냈고, 이후 자신의 이름을 대학명으로 쓰는 것에도 동의했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기부한 고테스만 박사는 조건 하나를 내걸었다. 바로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름을 넣자는 학교 측의 설득에 그는 “이미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라는 위대한 이름을 가졌는데 뭐가 더 필요하겠나”라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