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이후 50년 지났는데…달 착륙 여전히 어려운 이유

미국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의 무인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Odysseus·IM-1)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해 최종적으로 달 착륙에 나섰다.

일단 착륙에는 성공했다. 미국으로선 51년 만이고 민간업체로선 최초의 달 착륙이다. 다만 달 표에 측면으로 착륙해 옆으로 누워 있는 상태로 추정된다.

앞서 미국이 달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건 1972년 12월이다. 당시 아폴로 17호(Apollo-17)가 75시간 동안 달 표면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월면차를 이용해 30.5km를 이동했는데 아폴로 계획에 따른 마지막 달 탐사였다.

여기서 잠시 의문이 든다. 미국의 달 착륙 역사가 이미 반세기 넘게 흘렀는데 왜 아직도 달 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까.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여전히 달 착륙이 쉽지 않은 이유는 뭘까.

NASA 예산, 정부 지출 4%에서 0.4%로 줄어

지난 2월 15일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Odysseus·IM-1)를 실은 로켓이 발사대를 떠나고 있다. NASA TV 캡처
지난 2월 15일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Odysseus·IM-1)를 실은 로켓이 발사대를 떠나고 있다. NASA TV 캡처

CNN(edition.cnn.com)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달 착륙 시도는 절반 이상 실패로 끝났다. 1966년 옛 소련의 루나 9호(Lunar-9)가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후 지금까지 달 착륙 경험이 있는 국가는 소련, 미국, 중국, 인도, 일본 5개국에 불과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계약을 맺은 기업인 애스트로보틱(Astrobotic)이 지난 1월 페레그린(Peregrine)을 우주로 발사했지만 몇 시간 만에 연료 누출 등 문제가 발생해 달 착륙 시도도 못했다.

이처럼 달 착륙이 여전히 어려워 보이는 이유는 우선 정부의 지원 규모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아폴로 프로젝트가 정점에 올라섰을 때 NASA 예산이 정부 지출의 4% 이상을 차지했다. 지금은 10분의 1에 불과한 0.4% 정도다.

애리조나주립대 글로벌 경영대학원 우주리더십 책임자인 그레그 오트리(Greg Autry)는 “아폴로 프로젝트에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일했다. 1960년대 1000억 달러였으니 지금으로 따지면 수조 달러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기업의 저비용 방식실패하면 다시 도전

2023년 7월 14일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Chandrayaan-3)를 탑재한 로켓이 우주센터를 이륙하고 있다. CNN
2023년 7월 14일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Chandrayaan-3)를 탑재한 로켓이 우주센터를 이륙하고 있다. CNN

물론 그 배경에는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놓여있다. 우주 개발을 놓고 펼쳐진 양국의 무혈 전쟁이 우주 기술의 발전을 불러온 것이다. 지금처럼 경제 효용을 따진다면 당장 내팽개칠 무리한 도전이었던 셈이다,

이제 정부 역할을 민간기업이 대신한다. 달 착륙 시도 비용이 그만큼 내려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2023년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Chandrayaan-3)가 달 남극 착륙에 처음으로 성공했는데 비용이 600억 루피(7200만 달러)밖에 들지 않았다. 달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비보다 적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민간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달 착륙을 시도하는 만큼 실패 확률도 높다. 그런데 기업으로선 이 방식이 더 효율적이다. 실패를 빨리 경험한 후 뭐가 잘못됐는지 파악하고, 이를 통해 기술을 향상시켜 다시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국민 세금으로 운용되는 정부가 직접 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

시속 100km 자동차로 5개월평평한 착륙지 찾기 어려워

1970년 4월 15일 아폴로 13호가 달 착륙을 시도하는 가운데 NASA 비행관제사들이 관제실에 모여있다. CNN
1970년 4월 15일 아폴로 13호가 달 착륙을 시도하는 가운데 NASA 비행관제사들이 관제실에 모여있다. CNN

과학 기술의 발전이 곧바로 우주 진출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1960년대 도면을 꺼내 그대로 달 착륙선을 만들면 임무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런 기대를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지난 반세기 동안 컴퓨터 기술이나 재료 과학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폴로는 지금의 스마트폰보다 덜 강력한 컴퓨터로 제어됐다. 하지만 컴퓨터의 발전이 직접적으로 달 착륙을 쉽고 저렴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우주 비행은 너무 복잡하고 위험하다. 혁신의 아이콘 스마트폰은 수백 만 대의 제품이 있지만 달 착륙선은 그렇지 못하다.

기본적으로 달 착륙의 어려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일단 거리부터 그렇다. 지구에서 달까지는 약 40만2000km 떨어져 있다. 자동차를 타고 시속 100km로 달려도 달까지 가려면 5개월 이상 걸린다.

이를 두고 뉴욕에서 골프공을 쳐서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홀에 넣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먼 거리에서의 정확성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달의 까다로운 지형도 문제가 된다. 달은 생명을 다한 화산의 깊은 분화구로 뒤덮여 있어 평평한 착륙 지역을 찾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