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먹튀 논란 그 후
2008년 4월 8일 대한민국 첫 우주인이 탄생했다. 무려 3만6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이소연씨가 그 주인공.
당초 한국우주인배출사업에 탑승자로 낙점된 고산씨가 훈련 과정에서 규정 위반으로 문제가 되면서 그의 백업이던 이씨가 최종 선출됐다.
이씨는 그해 4월 19일까지 12일 동안 우주에 머물렀다. 전 세계적으로 475번째, 여성으로서는 49번째로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한 우주인이 된 것이다.
우주에서 귀환한 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라디오 방송에서 과학 정보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연구원 휴직 후 미국 유학…‘먹튀’ 논란 불붙어
그러다가 2012년 8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휴직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1년 후에는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재미교포와 결혼했다.
이때부터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수백억원이 투입된 국가사업으로 우주에 다녀온 후 불과 몇 년 만에 나 몰라라 할 수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한국 최초 우주인’ 타이틀에 맞는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2014년 8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퇴직한 직후 미국 시애틀 박물관에서 항공우주캠프 체험 프로그램의 안내 역할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이듬해인 2015년 6월에는 미국의 우주 관련 민간 교육 프로그램에 토론자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연 개인 비난 부당…정부 탁상행정 피해자”
반면 이소연 개인에 대한 비난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씨야말로 우주인프로젝트 이후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은 정부의 탁상행정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씨가 지구 귀환 후 교육과학기술부에 “우주에서의 실험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묵살 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씨는 2018년 4월 MBC 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추진된 우주인 프로젝트가 허술해 실망한 측면이 있었고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국으로 돌아와 우주 과학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후쿠시마 다큐멘터리 발언 재조명
이씨가 과거 후쿠시마 관련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한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씨는 2018년 11월 디스커버리채널 아시아가 방송한 ‘후쿠시마의 꿈, 그 넘어(Fukushima dreams and beyond)’에 출연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지역의 7년간 변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씨를 비롯해 대만 요리사, 중국 배우 등 유명인사가 출연해 사고 7년이 지난 후 후쿠시마의 토양과 해양생물 등 환경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후쿠시마의 먹거리가 안전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이씨는 후쿠시마산 복숭아를 먹으며 “색깔이 예쁘다. 참 맛있다”며 권하기도 했다.
이소연 “마음의 고통 심했다” 심경 토로
방송 후 이씨의 출연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이후 한일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특히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문제가 예민해지면서 이씨에 대한 ‘먹튀’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이씨는 2023년 4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먹튀 논란’에 대해 “지금도 남편은 ‘먹튀라면 뭔가를 먹었다는 이야기인데 나한테도 이야기 안 한 뭔가가 있느냐’고 물어볼 정도다”며 “그만큼 마음의 고통이 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잘 아는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좀 서운하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이씨는 지난 1월 13일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탐사를 주제로 진행한 대중강연 프로그램에 NASA 앰배서더 폴 윤 교수와 함께 강연자로 나섰다. 여기서 한국인 최초 우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국제우주정거장의 생활 등을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