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회장 제치고 ‘한국 자산가 1위’ 오른 이 남자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2023 한국 50대 자산가’(Korea’s 50 Richest) 순위에서 1위에 오른 경제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니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자산 97억 달러(12조8000억원)로 80억 달러(10조5500억원)의 이재용 회장을 제쳤다.
포브스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자산가들의 자산 가치가 상당수 감소했다.
2022년 96억 달러(11조9000억원)로 1위를 차지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자산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50억 달러(약 6조5900억원)를 기록했다. 순위도 5위로 밀려났다.
이재용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57억 달러·3위)의 자산도 2022년보다 각각 12억 달러(1조5800억원)씩 감소했다. 4위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최고비전제시책임자(51억 달러)가 차지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96억 달러 1위…이재용 80억 달러 2위
김 회장이 ‘한국 50대 자산가’ 순위에서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2022년에는 자산 77억 달러(10조1300억원)로 3위에 올랐었다.
그가 이끄는 사모펀드회사 MBK파트너스는 자산규모가 256억 달러(33조7000억원)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는 물론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963년 경남 진해(현 창원)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10대 때 혼자 미국으로 건너가 해버퍼드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유학시절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공부하던 박태준 전 총리의 넷째 딸 박경아씨와 만나 결혼했다.
박태준 전 총리 사위…M&A 시장 ‘미다스의 손’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대학 졸업 후 세계적인 투자회사 골드만삭스와 살로만스미스바니에서 일했다.
이후 세계적인 사모펀드회사 칼라일그룹에 입사해 주목을 받았다. 2005년 MBK파트너스를 설립하며 독립했다.
자선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21~2022년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대표적 자선가로 선정됐다.
시민단체 “미국 시민권자 이유로 돈 벌어도 세금 안내”
MBK파트너스가 한미캐피탈·코웨이·두산공작기계·홈플러스·네파·롯데카드 등 굵직굵직한 M&A를 통해 급성장하면서 김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 회장을 두고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MBK’라는 회사명도 그의 영문 이름 ‘Michael Byungju Kim’에서 따왔다.
시사저널과 주간조선 등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금융감시센터는 “MBK파트너스가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 김 회장 역시 엄청난 소득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정작 돈을 번 우리나라에는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김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김 회장을 역외탈세 혐의로 2020년부터 2년 가까이 세무조사를 벌였다. 결국 김 회장은 2022년 400억원가량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를 두고 과세액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