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세상 떠난 배우 정다빈의 못다 이룬 꿈

2007년 2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빌라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약물 복용이나 타살 흔적은 없었다.

“만취 상태여서 집으로 데려왔는데 일어나보니 숨져 있었다”는 남자친구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경찰은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다만 왜 그랬는지 그 원인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소속사 분쟁 등 이런저런 얘기가 나왔지만 무엇이 죽음에까지 이르는 고통을 안겨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최진실 아역으로 스크린 데뷔

정다빈이 최진실의 아역으로 출연한 스크린 데뷔작 단적비연수.
정다빈이 최진실의 아역으로 출연한 스크린 데뷔작 단적비연수.

벌써 17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당시 27살이던 배우 정다빈은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대중에게 서서히 잊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 ‘단적비연수’(2000)에서 최진실의 아역으로 데뷔한 정다빈은 말 그대로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갔다. 이 즈음 개인적으로 작은 인연이 있었다.

그가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위해 들어간 새 소속사와 일을 함께 한 적 있어서다. 당시 가냘픈 외모와 달리 야무지고 당차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옥탑방 고양이’ 신드롬 주인공

정다빈과 송승헌이 주연을 맡은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
정다빈과 송승헌이 주연을 맡은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

정다빈 하면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MBC 청춘 시트콤 ‘논스톱’ 시리즈에서 천진난만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대표작으로는 대부분 ‘옥탑방 고양이’를 떠올릴 것이다. 순수하지만 고집 센 남정은 역을 맡았다. 2003년 6월 방송을 시작한 MBC 드라마로 김래원이 상대역 이경민으로 나왔다.

흔히 말하는 대박을 제대로 쳤다. 정다빈·김래원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학가에 옥탑방 신드롬을 불러왔다. 정다빈은 그해 말 MBC 연기대상에서 여자신인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연기에 대한 고민, 더 큰 꿈 꿨을텐데

영화는 두 편을 찍었다. ‘단적비연수’ 외에 ‘그놈은 멋있었다’(2004)가 있다. 이환경 감독 작품으로 귀여니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했다. 상대역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던 청춘스타 송승헌이었다.

정다빈은 ‘논스톱’ ‘옥탑방 고양아’에서 보여준 발랄한 이미지를 이어갔지만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다. 관객들의 평가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배우로서 비슷비슷한 이미지를 되풀이 하는 데 대한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그 고민이 베여있는 작품이 바로 SBS 주말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2005)으로 보인다.

정다빈은 타고난 재능과 불굴의 의지로 결국 스타의 자리에 오르는 강수민역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조기종영하듯 마무리돼 정다빈으로서는 또 한 번 쓴 잔을 마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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