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생명 살리고 아들 곁으로 떠난 길금자씨

충남 금산에서 4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길금자(67)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를 도와 동생 5명을 챙기며 어려운 가정을 함께 꾸렸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느라 고생하셨던 103세 어머니가 치매 증세를 보이자 집으로 모셔 와 알뜰살뜰 보살폈다. 또 심장이식 수혜를 받은 후 거동이 불편해진 동네 친척을 15년 넘게 돌봤다.

길씨는 젊은 시절 연탄을 갈다가 연탄불 위에 놓인 뜨거운 물에 데여 몸 전체가 3도 화상을 입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 거동이 쉽지 않은 몸에도 이웃을 위한 나눔과 봉사를 멈추지 않았다.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반찬을 나누고, 홀로 사시는 노인들께 김장을 해 드렸다. 본인도 아프고 힘들었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늘 따뜻한 나눔을 실천했다.

아프고 힘든 몸에도 따뜻한 나눔 실천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먼저 떠난 아들 곁으로 간 길금자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먼저 떠난 아들 곁으로 간 길금자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길 씨는 2023년 4월 23일 교회에서 밖으로 나가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4월 24일 길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은 안타깝게도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만 봐야 했다.

가족은 길씨가 평소 마지막 떠나는 길에 기증을 통해 다른 이를 살리고 싶다는 뜻을 따르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13년 전 교통사고로 떠나보낸 아들 그리워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5월 11일 인하대학교 병원에서 길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신장, 간장, 안구 좌·우를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밝혔다.

딸 이주하씨는 “엄마 딸로 47년을 살 수 있어서 고맙고 행복했어. 하늘나라에서 늘 보고 싶어 하던 남동생 만나서 행복한 시간 가져. 할머니 잘 챙겨줘서 고맙고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길 씨는 13년 전 아들을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후 늘 아들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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