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청춘스타 이정재의 인생영화 BEST 5

배우 이정재는 1972년생으로 이미 50세를 훌쩍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청춘스타로 자리 잡고 있다. 나이 들수록 농익어가는 연기력이야 두말할 것 없지만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반항아 이미지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흥행 돌풍으로 그의 인기는 세계로 내달리고 있다. <스타워즈>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에서 마스터 제다이 역을 맡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전 부인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의 연인이기도 한 청춘의 아이콘 이정재의 인생영화 5편을 살펴본다.

■ 젊은 남자 (The Young Man·1994)

이정재가 주연한 영화 '젊은 남자'
이정재가 주연한 영화 ‘젊은 남자’

첫 작품부터 강렬했다. 당대 최고 흥행감독 배창호의 <젊은 남자>는 이정재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스타가 되기 위해 끝 모르고 달리는 모델 지망생 ‘이한’을 스물두 살의 이정재만큼 잘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있었을까. 연기 경력이 1년밖에 안 되는 신인배우를 주연으로 낙점한 배창호 감독의 탁월한 안목에 박수를 보낼 뿐이다.

1990년대 X세대로 불린 청춘들의 사랑과 야망을 극적으로 담았다. 이정재는 성공에 대한 욕망에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다 결국 자신마저 불태우고 마는 ‘젊은 남자’를 연기해 각광을 받았다. 대종상영화제 신인남자배우상,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연기상,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등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다.

■ 태양은 없다 (City Of The Rising Sun·1998)

이정재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태양은 없다'
이정재 정우성 주연 영화 ‘태양은 없다’

이정재가 이후 절친이 된 정우성과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아수라>(2016)의 김성수 감독이 <비트>(1997)에 이어 내놓은 작품으로 전작이 주인공 민(정우성)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 반면 이 영화는 제목과 달리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청춘들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정우성이 한때 챔피언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별 볼일 없는 복서 도철, 이정재가 한탕 크게 해서 폼 나게 살고 싶은 흥신소 양아치 홍기 역을 맡았다.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둘은 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뭐든 해야 하는 처지다. 이정재는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하녀 (The Housemaid·2010)

전도연과 이정재가 주연한 영화 '하녀'
전도연 이정재 주연 영화 ‘하녀’

한국의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이라 불린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품을 이슈메이커 임상수 감독이 50년 만에 리메이크한 영화. 2010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전도연이 주인공 하녀 은이 역을 맡았다. 이정재는 은이가 일하는 대저택의 주인 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어떤 영화의 리메이크보다 주목을 받았는데 평가는 엇갈린다. 에로틱 스릴러의 교과서로 불린 원작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 히치콕식 서스펜스 영화가 가져다주는 긴장감을 극대화해야 했다. 이정재는 이 영화로 포르투갈 최대 영화제인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주간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신세계 (New World·2012)

이정재와 황정민이 주연한 영화 '신세계'
이정재 황정민 주연 영화 ‘신세계’

한국 느와르의 신세계를 연 영화. 숨 돌릴 틈이 없는 탄탄한 스토리에 명배우들의 기막힌 연기가 일품이다. 홍콩 영화로 본 듯한 내용이지만 긴장감과 완성도가 훨씬 높다. 최민식과 황정민에 박성웅까지 신들린 연기에 캐릭터가 살아 숨 쉰다.

이정재는 국내 최대 범죄 조직 골드문의 2인자 정청(황정민)의 ‘브라더’ 자성 역을 맡았다. 조직에 잠입한 경찰로 강과장(최민식)의 지시와 정청과의 의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장 입체적인 인물이다. 시시각각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해 영화의 긴장감을 이끈다.

■ 관상 (The Face Reader·2013)

이정재의 카리스마가 돋보인 영화 '관상'
이정재의 카리스마가 돋보인 영화 ‘관상’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이 한마디 대사가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천만 배우’ 송강호가 천재 관상가로 나온 명품 사극 <관상>에서 이정재는 조연에 가까운 배역인데도 불구하고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역모를 꾀하는 수양대군 역을 맡아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영화가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나서야 등장하는 그는 선인지 악인지 속을 꿰뚫어보기 힘든 캐릭터를 소화해 ‘이정재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했다.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영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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