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무대도 장악한 임영웅…‘트로트는 내 인생’ 영화 3편
트로트 전성시대다.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트로트 열풍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TV는 트로트 경연장이 됐다. TV조선의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은 물론 MBN의 ‘불타는 트롯맨’도 대박을 쳤다.
트로트 팬덤은 특정 연령층에 머물지 않는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의 노래로 여겨지던 트로트가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최애 장르가 됐다. 100년을 이어온 트로트가 지금 전성기 한 가운데 놓여있다.
■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IM HERO THE FINAL·2023)
트로트 열풍의 히어로는 단연 임영웅이다. 2020년 ‘미스터트롯’ 왕좌에 앉았다. 무명가수에서 일약 국민가수로 올라섰다. 역시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 어떤 노래든 그가 부르면 감성이 되살아난다. 여기에 동네 청년 같은 수더분함이 매력을 더한다.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2022년 겨울 고척스카이돔을 뜨겁게 달궜던 임영웅의 앵콜 콘서트가 안겨준 감동을 재현했다. 여기에 임영웅의 진심어린 인터뷰와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전국 투어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담았다. 뮤직 다큐멘터리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다.
■ 전국노래자랑 (Born to Sing·2013)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조새’라 할 수 있는 KBS <전국노래자랑>을 스크린에 담았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개성파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록 작은 무대지만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한다. 웃픈 연기의 달인 김인권이 국민가수를 꿈꾸는 주인공 봉남 역을 맡아 제대로 망가졌다.
재밌는 사실은 김인권이 맡은 주인공 봉남이 ‘무조건’을 부른 트로트 가수 박상철을 모델로 했다는 점이다. 젊은 시절 고향인 강원 삼척에서 미용실로 생계를 꾸리던 박상철은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한 채 1994년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최우수상을 받으며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 복면달호 (Highway Star·2007)
흔히 ‘뽕짝’으로 불리던 트로트가 젊은 가수에게는 기피 장르로 여겨졌던 시절이 있었다. 록 스타를 꿈꾸는 봉달호(차태현)도 열심히 샤우팅을 내지르고 다녔다. 그런데 가수 데뷔 기회는 엉뚱하게도 트로트로 찾아왔다. 결국 ‘봉필’이라는 예명으로 앨범을 냈지만 무대에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노래를 부른다.
어설픈 신비주의 콘셉트로 자고나니 스타가 돼 있다. 인기를 얻은 대신 얼굴을 잃었다. 트로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지금이라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겠지만 당시 분위기라면 이해 할 만도 하다. 차태현이 영화에서 부른 타이틀곡 ‘이차선 다리’는 많은 이들의 애창곡으로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