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핫세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사에 6000억 소송 건 이유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에서 주연을 맡은 올리비아 핫세(71)와 레너드 위팅(72)이 제작사를 상대로 5억 달러(약 6354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10대 시절 속아서 촬영 당시 성추행과 아동착취를 당했다는 것이다.
AP통신(www.ap.org)과 폭스뉴스(www.foxnews.com)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당시 15세였던 핫세와 16세였던 위팅은 영화에 누드 장면이 포함되면서 성적 학대와 성희롱을 당했다며 LA 카운티 상급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약속 어기고 누드 촬영…정서 손상, 정신 고통
감독을 맡았던 프랑코 제피렐리는 두 배우에게 침실 장면에서 살색 속옷을 입고 누드를 가리기 위해 카메라 앵글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장면은 마지막 날에 촬영됐는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누드로 촬영이 됐다고 한다.
제피렐리는 이들에게 누드로 연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경력에 해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배우들은 바디 메이크업을 한 채 누드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영화 말미에 문제의 장면이 나오는데, 위팅의 엉덩이와 핫세의 가슴이 잠깐 등장한다.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아카데미상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개봉 55년 만에 셰익스피어 연극을 공부하는 고등학생들에게 널리 상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핫세와 위팅은 수십 년 동안 정서적 손상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감독 제피렐리는 2019년 사망했다.
캘리포니아, 아동 성 학대 공소시효 일시 정지
두 배우의 변호사인 솔로몬 그레센은 “미성년자의 누드 사진은 불법이며 전시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1960년대에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순진하고 어린 아이들이었다”며 “갑자기 그들은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유명해졌고, 게다가 그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침해당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아동 성 학대에 대한 공소시효를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캘리포니아 법에 따라 제기됐다. 이로 인해 수많은 소송이 새롭게 발생했고 이전에 기각됐던 많은 소송이 되살아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