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家 SNS] 재계 대표 인플루언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한때 재벌家는 평범한 시민사회와 동떨어진 집단으로 여겨졌다. TV 드라마에서는 아직도 재벌 총수 일가는 입고 먹고 사는 기본 생활은 물론 생각마저도 평범한 시민과 다른 것으로 묘사되고는 한다.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그룹 총수 일가는 경영권 싸움에 피도 눈물도 없는 남만 못한 사이로 그려졌다.

물론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다. 오랜 기간 재벌家의 삶을 가렸던 베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의 급격한 발전은 그동안 소통을 가로막던 벽을 과감히 허물어 간다. 이제 재벌 총수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삶을 대중에게 알리는 시대가 됐다. 물론 재벌家에 대한 인식이 좋아질지 나빠질지는 SNS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정용진 부회장, 재계 대표 인플루언서

‘재벌家 SNS’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2022년 말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 78만여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이다. 그가 올린 게시물 하나하나가 이슈를 몰고 온다.

2010년대 트위터로 SNS 활동을 시작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으로 활동 영역을 옮겼다. 페이스북 아이디는 ‘yjloves’, 인스타그램은 ‘yj_loves’이다. ‘yj’는 ‘용진’의 영어 약자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상에서 ‘용진이형’으로 불리기도 한다.

페이스북은 팔로워 7만2000여명으로 2016년 말 올린 게시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대신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올라오는 게시물은 언론 보도로 이어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곤 한다.

기업인에게 SNS는 양날의 검이다. 정 부회장과 같은 재벌 총수 일가는 더 그렇다.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 기업에 대한 호감도를 높인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유통 공룡 기업 신세계를 이끌고 있는 정 부회장의 경우 그 효과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논란 부른 정용진 부회장 SNS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2022시즌 통합우승을 거두면서 ‘정용진 구단주’의 SNS도 달아올랐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에서 볼 수 없던 구단주의 소통 행보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SSG 랜서스 관련 게시물을 자주 올리며 구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비춰왔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 오너의 개인 성향과 생각이 여과 없이 공개되는 데 따른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여러 차례 논란이 돼 왔다. 대중은 그가 올린 글을 개인 정용진이 아닌 신세계 오너의 발언으로 받아들인다.

트위터에서 활동할 때부터 여러 논란이 있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이마트 피자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가 하면 버스 전용차선 출근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공산당이 싫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보수층에서는 지지, 진보층에서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문재인 정부의 대중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는 ‘멸공’ 태그는 중국에 진출한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SSG 랜더스의 이른바 ‘비선실세 논란’은 구단주인 정 부회장과 야구팬들과의 소통에 간극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부회장은 자신과 가까운 인사가 단장 교체에 관여했다는 의혹 제기와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데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며 “‘~이 아님을 증명하라’ 주장하는 사람이 ~임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증명하기 전까지는 상대의 말을 믿는 것”이라며 “나도 지금 그러는 중‘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여기(인스타그램)는 개인적인 공간”이라며 “소통이라고 착각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썼다. 정 부회장 자신은 물론 가족과 있었던 일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입장에서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재벌 오너이자 야구단 구단주인 그의 SNS를 ‘개인 공간’으로만 바라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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