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회장에게 간 이식 해주고 아들 취업 시키려 한 어머니
한 중년 여성이 장기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장기이식법상 자신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매매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범죄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 여성은 왜 자신의 장기를 타인에게 매매하려 했을까. 그리고 장기 이식에 대한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사연은 이렇다.
대구에 사는 A씨는 2022년 2월 지인으로부터 한 건설사 회장이 병에 걸려 간 이식을 해줄 사람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인은 간 이식을 해주면 대가를 지급할 수 있다는 말도 전했다.
당시 A씨의 아들은 항공사에 다니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재택근무 중이었다. 여기에다 회사 사정까지 어려워져 미래가 불투명했다고 한다.
고심 끝에 A씨는 회장측에 연락해 간을 기증하는 대신 현금 1억원과 함께 아들의 취업 보장을 제안했다. 회장측이 이 제안을 수락하면서 간 이식 준비 작업이 진행됐다.
실제 A씨는 2022년 3월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회장의 며느리 행세를 하면서 장기 매매 사실을 숨긴 채 장기기증검사를 받고 수술을 하기 위해 입원까지 한 것이다.
하지만 입원한 지 하루만에 A씨가 코로나19에 걸려 수술은 연기됐고, 병실 주변을 지키는 사람을 수상하게 여긴 간호사의 제보로 회장의 며느리가 아닌 사실이 들통 났다.
결국 A씨는 장기 매매 금지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서 A씨는 “아들이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엄마인 제가 법을 잘 모르고 욕심을 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장기 적출 이식은 매수자와 매도자의 생명, 보건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반성하고 장기 매매가 미수에 그친 점을 고려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