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부호] ‘진품 흙수저’에서 ‘명품 사업가’로 우뚝 선 방준혁 넷마블 의장
가난을 등에 업고 태어나 고등학교를 중퇴한 흙수저에서 전 세계 게임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글로벌 게임업체 오너가 되기까지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진품 흙수저’는 어떤 과정을 거쳐 ‘명품 사업가’로 성장했을까.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2022년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50대 부자(Korea’s 50 Richest People) 순위에서 자산 18억5000만 달러(약 2조4000억원)로 24위에 올랐다. 라이벌이자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17억 달러(약 2조2100억원)로 26위를 차지했다.
1968년 12월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대부분을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보낸 방 의장은 고등학교를 다니다 그만뒀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암기만 하는 식의 교육 행태에 불만이 컸고, 관심 분야를 더 깊이 배우고 싶었다고 한다.
중소기업에 취업해 돈을 모은 그는 1998년 평소 관심이 많던 온라인영화사업을 시작했지만 실패했다. 1999년 위성인터넷사업으로 다시 도전했지만 기반시설 구축비용을 감당 못해 문을 닫아야했다. 2000년 게임업체 아이팝소프트를 넷마블로 바꾸고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다. 자본금 1억원에 직원 수 8명이었다.
성공신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넷마블은 몇 차례 굵직한 변화를 겪었다. 2003년 사업을 확대할 자금 마련을 위해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름은 플래너스로 바뀌었다.
2022년 3분기 주요 게임 매출액 및 비중 (단위 : 백만원·%)
모바일게임 | MARVEL Contest of Champions | 197,601 | 9.95 |
Cash Frenzy | 171,003 | 8.61 | |
제2의 나라: Cross Worlds | 165,500 | 8.33 | |
Jackpot World | 154,160 | 7.76 | |
Lotsa Slots | 147,466 | 7.42 | |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 | 129,576 | 6.52 | |
리니지2 레볼루션 | 81,039 | 4.08 | |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 66,149 | 3.33 | |
기타(모바일) | 737,167 | 37.11 | |
소계 | 1,849,661 | 93.11 | |
온라인게임 | 마구마구 등 | 27,727 | 1.40 |
기타 | 기타 | 109,151 | 5.49 |
합계 | 1,986,539 | 100.00 |
하지만 얼마 후 플래너스는 모회사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사들였다. 새우가 고래를 삼킨 거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콘텐츠 기획과 생산, 마케팅 등 노하우를 흡수할 수 있었다.
2004년 넷마블은 CJ그룹에 매각돼 회사이름이 CJ인터넷으로 바뀌었다. 방 의장은 3년 동안 CJ인터넷 경영권을 보장받았지만 건강이 악화하면서 2006년 사장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5년 동안 게임업계를 떠나 있었다.
얼마 후 CJ인터넷은 CJ E&M 게임사업부문으로 바뀌었고, 방 의장은 2011년 총괄상임고문으로 CJ E&M에 복귀했다. 2014년 CJ E&M이 CJ넷마블을 물적분할해 자회사인 CJ게임즈와 통합하면서 CJ넷마블이 탄생했는데 방 의장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는 당시 중국 최대 IT기업인 텐센트로부터 5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방 의장은 2014년 10월 CJ넷마블의 이름을 넷마블게임즈로 바꾸고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2017년 5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2018년 3월에는 넷마블게임즈에서 넷마블로 사명을 바꿨다.
주식 소유 현황 (기준일 : 2022년 09월 30일, 단위 : 주·%)
5% 이상 주주 | 방준혁 | 20,729,472 | 24.12 | – |
㈜씨제이이엔엠 | 18,720,000 | 21.78 | – | |
HAN RIVER INVESTMENT PTE. LTD. | 15,057,800 | 17.52 | – | |
㈜엔씨소프트 | 5,842,800 | 6.80 | – | |
국민연금공단 | 4,473,027 | 5.20 | (주) | |
우리사주조합 | – | – | – |
현재 방의장은 넷마블 이사회 의장과 넷마블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여전히 최대주주다. 방 의장은 지분 24.12%로 1대주주에 이름이 올라있다. CJ E&M이 21.78%로 2대주주다.
세 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한 곳은 텐센트 자회사 한리버인베스트먼트(HAN RIVER INVESTMENT PTE. LTD.)이다. 그리고 엔씨소프트가 6.80%, 국민연금공단이 5.20% 지분을 갖고 있다.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대표적으로 스핀엑스와 코웨이가 꼽힌다.
넷마블은 2021년 10월 글로벌 소셜카지노게임사 스핀엑스의 지주사인 레오나르도인터랙티브홀딩스 지분 100%를 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스핀엑스 인수를 진두지휘한 방 의장은 캐주얼게임 라인업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앞서 2019년 12월 27일 이사회를 열어 코웨이 인수를 결정했다. 이후 2020년 2월 코웨이 지분 25.08%를 1조7400억원에 최종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사명과 CI를 변경하고 브랜드이미지 통합 작업 등에 나서면서 글로벌 환경가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게임사인 넷마블이 렌털기업을 인수하는 데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넷마블은 코웨이를 인수를 통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서비스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막강한 네트워크를 지닌 코웨이의 강점을 살리면서 렌털 서비스를 한 단계 진화시켜 구독경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일단 실적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코웨이는 해외법인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9년 3분기 150만 계정에 불과했던 해외법인 계정은 2022년 3분기 약 300만 계정으로 2배나 증가했다. 방 의장은 코웨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방 의장은 ‘강한 넷마블’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본업인 게임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신사업인 블록체인·메타버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방 의장은 의사결정을 할 때 틀에 갇히지는 것을 경계하고 신중하되 빠른 결정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타고난 사업가로 해결사 면모까지 갖춘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