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부호] IT 벤처 1세대 대표선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한국 벤처 1세대를 이야기할 때 당신은 누구를 먼저 떠올릴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그를 꼽을 것이다. IT 산업이 출발선을 지나 폭풍 질주할 당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 바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다.

2022년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50대 부자(Korea’s 50 Richest People) 순위에서 그는 자산 21억 달러(약 2조4000억원)로 19위에 올랐다. 17위에 오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24억 달러와 견줄만한 금액이다. 이 창업자가 지닌 부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데이타시스템(현 삼성SDS)에 입사해 직장생활을 하던 중 검색엔진 네이버를 만들어 한국 포털사이트 1위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카카오 네이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카카오 네이버)

이 대목에서 많은 사람들이 또 한 명의 IT 벤처 1세대를 떠올릴 것이다. 이해진 창업자의 라이벌로 종종 거론되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다. 네이버와 카카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 플랫폼을 설계한 두 사람은 동반자이자 경쟁자로 오랜 세월을 함께 했다.

우선 86학번으로 서울대 입학 동기다. 김범수 창업자가 재수로 서울대에 입학해 나이는 한 살 많다. 인연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삼성데이타시스템에 동기로 입사하면서다. 각자 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은 후 1992년 입사했고, 둘 다 IT 업체를 창업해 성공신화를 일궜다.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 김범수 창업자는 한게임을 설립해 운영했다. 그러던 중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해 NHN이 탄생하면서 공동대표직을 맡기도 했다. 김범수 창업자가 2007년 대표직을 던지고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나면서 동반자로서 인연에 끝을 맺었다.

2010년대 들어서는 경쟁자로서의 인연이 시작된다. 김범수 창업자가 미국에서 돌아와 카카오톡을 선보이면서다. 당시에는 이미 공룡이 된 네이버에 비해 카카오의 위세는 초라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국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사업이 하나둘 궤도에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두 창업자가 살아온 삶의 궤적과 경영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김범수 창업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흙수저 출신이다. 반면 이해진 창업자의 아버지는 삼성그룹의 금융 자회사 대표를 지냈다. 김범수 창업자가 대범한 성격의 저돌적인 경영 스타일이라면 이해진 창업자는 은둔형 경영자에 가깝다는 평가다.

물론 이해진 창업자가 내성적인 성향이기는 하지만 소통 행보를 계속해서 해오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외부와는 일정 정도 거리를 두지만 내부 소통에는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해외 사업을 주로 챙기다보니 생긴 오해라는 얘기도 나온다. IT 벤처 1세대 대표주자로서의 무게감도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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